사랑니 발치, 무조건 뽑아야 할까? 발치 전후 확인사항
[메디컬투데이=조성우 기자] 만 17세에서 25세 무렵, 인생의 한가운데에서 자라난다고 하여 ‘사랑니’라는 이름이 붙은 이 치아는 많은 이에게 고민거리로 여겨진다. 사랑니는 치아 배열 중 가장 깊숙한 곳, 어금니 뒤편에서 맹출하며, 위치나 방향이 정상이 아닌 경우 통증이나 염증을 일으키기 쉬워 종종 발치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는다.
모든 사랑니가 반드시 발치 대상은 아니다. 똑바로 자라나 제자리를 잘 지키고, 주변 치아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통증이나 불편함도 없다면 굳이 제거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사랑니는 공간이 부족한 위치에 나와 칫솔질이 어렵고, 충치나 잇몸질환이 쉽게 발생한다. 특히 사랑니 주변에 생긴 충치는 인접한 어금니까지 영향을 줄 수 있어 예방적인 관점에서도 관리가 중요하다.

▲ 고상훈 원장 (사진=고르다치과의원 제공)
비정상적인 방향으로 맹출하거나 턱뼈 속에 일부 또는 전부가 묻힌 채 매복된 사랑니는 더 큰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매복 사랑니는 턱관절이나 인접 치아, 잇몸 조직까지 압박하면서 염증이나 통증을 동반하며, 때에 따라 낭종이나 골파괴를 유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통증이 있거나 정기검진에서 이상이 발견됐다면, 발치를 서두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랑니를 발치할 때에는 몇 가지 사항들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우선, 사랑니 주변에는 다양한 혈관과 신경이 분포되어 있어, CT촬영 등을 통해 정확한 위치와 방향, 깊이를 미리 파악해야 한다. 아래턱 사랑니는 하치조 신경과 매우 가까이 위치하는 경우가 많아, 사전 진단 없이 시술할 경우 신경 손상 등 부작용이 생길 우려도 있다. 또, 사랑니가 옆으로 누워 자라 인접 어금니와 밀착된 경우에는 발치 과정에서 다른 치아까지 손상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의료진의 숙련된 판단이 필수적이다.
사랑니 발치의 난이도는 매복 정도나 치아 모양, 방향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단순한 발치라면 15~30분 정도 소요되지만, 깊이 매복되었거나 치아 형태가 복잡한 경우 1시간 이상 소요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사랑니 발치는 단순한 처치가 아닌 외과적 술식으로 간주되며, 풍부한 경험을 갖춘 의료진이 있는 병원을 찾는 것이 안전하다. 저렴한 가격만을 보고 병원을 선택할 경우, 불완전한 발치나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고르다치과의원 강남점 고상훈 대표원장은 "발치 후에는 회복을 돕기 위한 철저한 주의사항도 따른다. 흡연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흡연 시 발생하는 음압은 지혈을 방해하고, 담배 속 유해물질이 감염 위험을 높인다. 적어도 1~2주는 금연을 유지해야 하며, 침을 뱉거나 빨대를 사용하는 행동 역시 발치 부위의 회복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발치 직후 일정 시간 동안 피 맛이 느껴질 수 있으나, 이 또한 삼키는 것이 안전하며, 무리하게 침을 뱉는 행동은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어 "사랑니는 그 자체만으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고, 방치 시 심각한 구강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사전에 정확한 진단과 신중한 판단이 이루어진다면, 불필요한 발치를 피할 수 있고, 필요한 경우에도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사랑니 발치 전후로 어떤 점을 확인하고, 어떤 병원을 선택하느냐는 구강 건강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